미술관 밖 예술여행 : 예술가들의 캔버스가 된 지구상의 400곳
저자: 욜란다 자파테라
역자: 이수영 , 최윤미
구분: 국내서
발행일: 2022년 10월 11일
정가: 32,000원
페이지: 288 p
ISBN: 978-89-6053-633-3
판형: 200×280
출판사: 마로니에북스
예술 작품으로 꾸며진 섬

구석기시대 벽화가 가득한 프랑스의 동굴

샤갈의 독특한 작품들을 보유한 켄트의 작은 교회까지




미술관 밖에서 만나는 새롭고 영감 넘치는 장소들과 전 세계 수백 곳에서 하는 잊지 못할 예술 체험


☆ 작품은 미술관 안에서만 완성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미술관 혹은 박물관으로 향한다. 캔버스를 채운 회화를 비롯해, 사진, 멀티미디어, 설치 작품 등 다양한 예술품들을 하나의 공간 안에서 만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미술관에 방문하는 것만으로는 작품에 담긴 이야기의 절반밖에 들을 수 없다. 나머지 절반은 예술가들이 머물던 집, 살아낸 시대, 시절을 보낸 장소, 그들의 마음을 끌어당기고 사로잡은 특별한 풍경, 삶과 작업에 영향을 끼쳤을 연인이나 가족, 친구와의 관계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미술관 밖 예술여행은 바로 이 점에 주목한다. 예술가가 거닐던 거리나 풍경, 그를 둘러싼 장소를 통해 예술가의 내밀한 시간이 담긴 공간을 탐색하고 작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한다.

☆ 전통적인 정의를 깨부순 세계 곳곳의 예술적 장소

미술관과 예술품을 바라보는 기존의 시선에서 벗어난 이 책은, 장소만으로도 예술이 되는 세계의 여러 곳과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작품으로 독자를 이끈다. 프리다 칼로가 태어나 살다 죽은 카사 아줄에서부터 로니 혼이 아이슬란드 남서부 해안에 구현한 <물의 도서관>, 제임스 터렐의 거대한 인공 분화구 형태를 한 <하늘 정원>, 데미언 허스트의 <수탉과 황소>를 머리 위에서 만나볼 수 있는 레스토랑 트램셰드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예술 작품이 있는 세계 400곳을 한데 모았다. 정원, 해변, 공원, 협곡 등 야외와 자연 속의 예술과, 유명한 작품에 가려 그동안 간과되어온 흥미로운 작품들로 안내함으로써 미술에 대한 우리의 정의와 이해를 새로운 방향으로 확장한다. 이미 익숙해져 식상하게 느껴지는 예술이 아닌 새롭고 독특한 체험을 제공하는 곳곳을 제시해 전 세계 미술에 관한 우리의 시각을 넓힌다.

☆ 모두를 위한 오감만족 예술 안내서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예술 작품을 보거나 만지는 것에서 나아가 미술품과 함께 잠들 수 있는 세계의 호텔을 소개한다는 점이다. 스위스의 돌더 호텔에서는 살바도르 달리, 호안 미로 등 거장들의 작품을 만나게 되며, 영국의 보몬트 호텔에서는 작품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거주 가능한 조각품’인 안토니 곰리의 <방>이 스위트룸으로 구성되어 있어 예술품 안에서 숙박이 가능하다. 독자들은 오직 이 한 권의 책으로 미국의 대지미술 지도를 따라 걸으며 흙과 빛, 숲과 별을 느끼고, 파리에서 가상현실 체험을 하고, 러시아에서 거대 조각을 만지고, 북인도의 바위 정원에 눈이 휘둥그레졌다가 아마존 열대우림 속 미술관에서 심신을 정화하며, 예술 작품과 함께 잠들 수 있다. 다채롭고 풍부한 이미지로 세계의 여러 장소를 제안하고 미술관 안 무명의 멋진 작품들에 빛을 비추는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예술의 세계로 빠져들 것이다.


책 속에서

작품의 전시 공간은 마르크 샤갈의 독특한 작품들을 보유한 켄트의 작은 교회, 구석기시대 벽화가 가득한 프랑스의 동굴, 중국 아란야 황금해안에 위치한 사구 미술관의 굽이치는 동굴 공간 등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정원, 해변, 공원, 포도밭, 협곡 등 야외와 자연 속에도 예술이 있을 뿐 아니라 그 자체로도 뜻밖의 예술이 되어, 예술에 대한 우리의 정의와 이해를 흥미롭고 새로운 방향으로 확장한다.
-‘서문’에서

대지미술은 일반적으로 자연의 풍경과 재료를 이용해 장소 특정적 구조물, 미술 형식, 조각 작품을 창조하는 예술이라 정의되는데, 처음 보면 어리둥절할 수도 있다. 속이 빈 콘크리트 관, 골조, 구덩이, 풍경을 가로질러 뻗어나가는 길들은 종종 방문자에게 감탄보다는 아득함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이 토템적인 작품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그 한시성이나 주변과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되는 마법을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강렬한 감흥이 느껴지면서 미술관에서 가능했던 모든 것 그 이상을 경험하게 된다.
-‘북아메리카의 대지미술 지도’에서

유타에 설치된 낸시 홀트(Nancy Holt)의 <태양 터널>(1973~1976)을 보자. 아무리 봐도 마치 중단된 건축 공사 현장에 남겨진 잔해처럼 보이는, 16만 제곱미터의 사막에 X자로 놓인 거대한 4개의 콘크리트 원통들은, 하지와 동지에 일출과 일몰에 맞춰 뷰파인더 역할을 하도록 배열되었다. 홀트의 말에 따르면 이 뷰파인더는 “광대한 사막 공간을 인간적 규모로 가져오는” 이미지를 포착하도록 설계되었다. <태양 터널>을 통해 그 이미지를 바라보는 경험은 매우 특별하며, 오래 바라볼수록 그 특별함은 점점 더 강렬해진다.
-‘터널을 통해 새롭게 엿보는, 시간을 초월한 풍경: 태양 터널’에서

섬에 세워진 가장 무거운 모아이를 포함하는 이 석상군은 보는 이를 완전히 하찮은 존재로 느끼게 만든다. 특히 수백 개의 모아이가 라노 라라쿠 분화구 채석장에서 만들어져 옮겨졌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인상 깊은 점은 규모만이 아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넓적한 면면이 어딘지 낯익다면, 그건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1907) 때문이다. 모아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여겨지는 이 작품이 입체파의 실질적 시작이 되었다.
-‘불가해한 모아이들과 겨루는 눈싸움: 이스터 섬’에서

레스토랑 트램셰드의 주인이자 주방장인 마크 힉스는 언젠가 “일주일간의 미술관 관람객보다 하루 동안의 레스토랑 방문객이 더 많다”고 말했다. 닭고기와 스테이크를 주로 파는 이 레스토랑에는 이래도 되는 건가 싶은 데미언 허스트의 장소 특정적 작품인 <수탉과 황소(Cock and Bull)>(2012)가 있다. 동물 사체를 보존, 처리하는 작가의 <자연사(Natural History)> 연작 중 하나로, 헤리퍼드 암소와 그 위에 올라서 있는 수탉을 포름알데히드에 절여 어마어마하게 큰 유리 수조에 넣었고, 그것이 닭과 소를 입에 넣는 레스토랑의 손님들 머리 위에 매달려 전시되었다. 힉스에 의하면, 도살장으로 향하던 무명의 암소가 뽑혀, 수백만 파운드의 예술 작품 속 일약 스타가 된 것이라고 한다. 아이러니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트램셰드에는 허스트의 <소고기와 닭고기(Beef and Chicken)>(2012) 역시 전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그린 작품인지는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
-‘프라이팬과 방부제가 공존하는 공간의 예술: 트램셰드’에서

미야자키 하야오와 지브리 스튜디오는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만약 들어본 적이 없더라도 지브리 미술관 방문은 색다른 재미가 있다. 미술관 밖에서부터 즐거운데, 담쟁이로 뒤덮인 건물의 둥근 창문에는 밝은 청록색의 차양이 눈꺼풀처럼 씌워져 있고 원색의 외벽들은 내부를 잔뜩 기대하게 만든다. 상상력 넘치는 초현실적인 내부는 지브리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모든 것으로 채워졌으며, 여기에는 스케치, 드로잉 보드, 실제 같은 작업 공간, 책, 영화도 포함된다. 귀여운 옥상 정원에는 <천공의 성 라퓨타>(1986)의 5미터 병정 로봇이 이노카시라 공원을 내려다보며 지키고 서 있어서, 실제 지브리 만화영화 필름을 잘라 만든 입장 티켓과 함께 인증샷을 찍을 수 있도록 배경을 제공한다.
-‘지브리 미술관에서 떠나는 애니메이션 대모험: 지브리 미술관’에서





지은이 | 욜란다 자파테라(Yolanda Zappaterra)
런던의 작가, 편집자, 연구자로, 30권 이상의 예술, 디자인, 여행 서적을 집필하는 데 참여했다. 1950년대 이탈리아에서 영국 웨일스로 이주한 부모의 영향으로 호기심을 채우는 일을 하게 되었고, 서로 다른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 애쓰며 살아왔다. 그 과정에서 열정 가득한 친구와 동료들의 무수한 도움을 받으며 20년 이상 건축, 예술, 여행 분야의 글을 쓰고 레저와 라이프스타일 잡지, 예술과 디자인 전문지 등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고 있다.


옮긴이 | 이수영
연세대학교에서 국문학을 공부하고 문학과 미술의 비교로 석사를 받았다. 편집자, 기자, 전시기획자로 일하다가 지금은 번역에 전념하고 있다. 역사서 『밴디트: 의적의 역사』, 경영서 『프라이탁: 가방을 넘어서』, 실용서 『너덜너덜 기진맥진 지친 당신을 위한 마음챙김 안내서』, 여행기 『헤밍웨이의 집에는 고양이가 산다』 등을 옮겼다.


옮긴이 | 최윤미
와세다대학교에서 임상 심리를 공부하고 대학 병원 정신의학과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어릴 때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아 만화가 문하생을 한 경험이 있으며 도쿄 우에노의 미술관에서 열린 한국 화가 초대전에 화가 및 통번역자로 참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