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미국 미술 : 현대 예술과 문화 1950~2000
저자: 휘트니 미술관 , 리사 필립스 외
역자: 송미숙
구분: 번역서
발행일: 2019년 11월 29일
정가: 28,000원
페이지: 568 p
ISBN: 978-89-6053-580-0
판형: 178×225
출판사: 마로니에북스
현대 예술과 문화 1950~2000


현대 미술의 보고寶庫, 휘트니미술관이 말하는 미국의 예술과 문화




잭슨 폴록의 액션페인팅부터 백남준의 비디오아트까지, 20세기 전위 미술을 만나다!



『20세기 미국 미술: 현대 예술과 문화 1950~2000』은 2000년 밀레니엄을 맞이해 휘트니미술관이 기획한 특별전시()를 위해 제작되었다. 21세기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1950년, 정확하게는 1945년부터 1999년까지 50여 년간의 역동적인 미국 미술과 문화를 정리하겠다는 목표로 휘트니미술관이 주도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책은 시기별로 분류하여 「초강국에 오른 아메리카 1950-1960」, 「아메리칸드림의 이면 1950-1960」, 「뉴 프론티어와 대중문화 1960-1967」, 「기로에 선 미국 1964-1976」, 「복원과 반응 1976-1990」, 「뉴 밀레니엄을 향한 도전 1990-2000」 등 총 여섯 장으로 구성되었다. 각 장의 제목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문화의 중심지가 된 미국의 위상 변화를 큰 틀로 잡고, 그 정치·사회적 맥락 속에서 현대 미술을 입체적으로 조망했다.
더 나아가 같은 시기의 건축·대중음악·문학·영화·연극·무용과도 연결해 살펴보았다. 이로써 미술의 창조가 하나의 자족적이고 독립된 정신 활동이 아니라, 복합적이고 총체적인 문화의 패러다임 속에서 생성되었음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미술을 비롯한 예술 모두가 단순히 애호가나 수집가, 향유자들의 미학적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시대가 처한 상황과 현실, 그에 대한 비판과 대응의 산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내용만큼 전위적인 구성의 차별화된 미술사

『20세기 미국 미술』이 여타 현대 미술 저서들과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문화사적인 접근법에 있다. 현대 미술에 한 획을 그었던 대표적인 작가들의 생애와 작품에만 초점을 두어 기술하는 통상적인 방법을 지양하고, 오래된 관습과 규범에 도전하거나 체제를 전복시켜 미답의 영역을 개척하려 했던 아방가르드(전위)의 쟁점 및 개념을 추적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잭슨 폴록·로버트 라우셴버그·앤디 워홀·로버트 스미스슨 등 ‘커팅 에지’ 작가들을 중심으로, 이들과 연계된 비트 문학 혹은 언더그라운드 영화와 문화 운동을 아우른다. 거기에 주요 사회 쟁점과 운동 등을 기초로 한 미술 재편의 역사를 더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이로써 형식과 개념을 위주로 한 기존서들과는 차별화되는 새로움을 전한다. 더불어 유색인종이나 시카고 운동, 토착 민화와 같은 비주류 미술에 대한 의미 있는 소개도 독자들의 시야를 한층 넓혀준다.


600컷이 넘는 중요한 시각자료와 농밀한 분석 글

600여 점에 달하는 많은 양의 도판과 시각자료를 볼 수 있다는 것, 특히 저작권 문제 등으로 기존 도서에서 쉽게 만나지 못한 현대 미술 작품들을 한꺼번에 접할 수 있다는 사실도 이 책의 중요한 매력이다. 유명 작가의 주요 작품을 단순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기에 따른 작가의 작업 변화 양상을 보여주거나, 때로는 비슷한 경향의 작가들을 묶어서 일별하게 하는 등 세심하게 구성했다. 또한, 전문 필진이 미술 이외의 다양한 분야에서 시대적 맥락을 짚어낸 47편의 에세이도 독자들에게 즐거운 선물이 될 것이다.



책 속으로

194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미국은 회화나 조각의 주요 흐름에 단 한 번도 제대로 기여하지 못했다.’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였다. 심지어 미국의 모더니스트들까지도 국제 미술계의 주류가 되기에는 한참 부족한 동네 미술가로 취급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이 세계의 리더가 되자 미국 미술가들은 자신들이 주도권을 갖고 새로운 것, 열망이나 모험, 자유, 반고립주의적 정서를 지키는 데 필요한 ‘글로벌 스케일의 문화적 가치들’을 창조하고자 했다.
1950-1960 초강국에 오른 아메리카(p.21)

미 동서부를 가릴 것 없이 시각 예술가들은 자기 작품에 결합할 범상한 물건을 찾기 위해 거리를 휩쓸고 다녔다. 정크 조각이라고 알려진 이 양식은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의 콜라주 전통을 3차원으로 연장한 것이다. 이들 작품은 벽에 걸려 있더라도 대결적인 방식으로 관람객의 공간으로 뻗쳐 들어간다. 리처드 스탕키에비치, 존 체임벌린, 마크 디 수베로, 로버트 라우셴버그, 루이즈 네벨슨 같은 아상블라주 작가의 작품은 캘리포니아 미술가들의 작품같이 친절하거나 예의 바르지 않았고, 대개 유머와 불손으로 가득 차 있다.
1950-1960 아메리칸드림의 이면(p.121)


사실 초기 팝아트 작품들은 비교적 느슨하고, 손으로 칠해졌고, 종종 제스처적인 특징을 띠어 추상표현주의와의 관련성이 엿보인다. 앤디 워홀은 춤 동작 도표, 쪽 만화, 광고 등의 초기 이미지들을 직접 손으로 그렸다. 손 작업은 올덴버그와 다인의 제스처적인 양식, 즉 ‘환경’과 해프닝부터 1960년대 초반 올덴버그의 채색 석고 조각과 짐 다인의 오브제가 부착된 모노톤 회화까지 이어지는 작품 스타일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로이 리히텐슈타인 역시 초기 만화 드로잉에서 표현주의적인 제스처를 사용했다.
1960-1967 뉴 프론티어와 대중문화(p.186)


1960년대 후반의 여러 분야처럼 예술계도 불안정성, 불확실성, 새로운 발견의 상태에 놓여 있었다. 예술가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기는 했지만, 이 시기 새로운 예술은 방향 감각의 상실, 탈구화, 비물질화, 파편화 등 일반적인 특징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런 특징은 좀 더 넓은 사회적 영역에서의 제도적 구조의 붕괴에 필적하는 것이었다. 미술가가 화랑 바닥에 돌더미를 늘어놓든지, 사막에 초크 선을 긋든지, 건물 덩어리를 제거하든지 간에 이런 형식에는 다양한 정치적 태도가 스며있었다.
1964-1976 기로에 선 미국 (p.272-3)

그라피티는 힙합, 브레이크 댄스, 랩과 연결되었고, 이 모든 것은 콜랩 미술가 찰리 에이헌이 1982년에 만들고 애스터가 주연을 맡은 영화 <와일드 스타일>에 기록되었다. 일부 그라피티 ‘작가’들은 자신의 ‘태그’ 즉 이름을 내세운 브랜드를 그대로 캔버스에 옮겼고, 다른 일부는 그라피티와 팝아트, 초현실주의 등 여러 고급 미술 양식을 결합한 혼성 회화 언어를 발전시켰다. 키스 해링은 지하철 승강장 주변 비어 있는 광고 플래카드나 스튜디오 안의 대형 방수 천 캔버스에 빠르게 작업할 수 있는 단순한 만화 양식의 선 위주 드로잉에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기호들을 사용했다.
1976-1990 복원과 반응 (p.437)

미술에서의 다문화는 1980년대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채 꾸준히 작업해 온 유색인종 미술가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뉴욕 뉴 뮤지엄의 ‘연대기 전: 1980년대 정체성의 틀’(1990) 같은 획기적인 전시를 통해 분명히 나타났다. 1993년 휘트니미술관에서 열린 비엔날레에서는 아프리카미국인, 토착 미국인, 아시아계 미국인은 물론이고 게이와 레즈비언들의 ‘다름’의 표현들을 다뤘다. 이 전시가 남긴 가장 기억할 만한 공헌 중 하나는 로스앤젤레스 미술가 다니엘 마르티네즈가 ‘내가 백인이 되기를 원했는지 전혀 상상할 수 없다.’라고 읽히는 배지를 만들어서 미술관 입구에서 나누어준 것이다.
1990-2000 뉴 밀레니엄을 향한 도전(p.496)





기획 | 휘트니미술관
1931년 뉴욕에서 개관한 세계적인 현대 미술 전문 미술관. 미국 명문가인 밴더빌트 가문 출신의 조각가인 거트루드 밴더빌트 휘트니(1875-1942)가 자기 소유의 건물에 젊은 미술가들을 위한 전시 공간을 제공한 것이 시초가 되었다. 현재 계단을 거꾸로 세워놓은 것 같은 바우하우스 스타일의 건물은 1966년 독일 출신 건축가 마르셀 브로이어가 설계한 것이다. 휘트니미술관은 초기부터 세계 미술계를 이끌어 갈 잠재력이 높은 젊은 미술가들을 발굴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이들을 휘트니 비엔날레 등의 국제적인 이벤트를 통해 육성하면서 현대 미술의 산실로 자리매김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 현대 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수집, 주요 컬렉션만 1만 2천 점에 달한다.


옮긴이|송미숙
성신여자대학교 서양학과, 미술사학과 교수를 지냈고, 동아시아문화학회 회장이다. ‘19-20세기 유럽과 미국 미술사’ 전공으로 오리건대학(석사)과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박사)을 거쳤다. 1981년 귀국 후 성신여대와 이화여대에서 미술사를 가르치며 학술 연구와 미술 평론, 전시 기획 등 현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여 왔다. 1995년부터 1999년까지 삼성미술관 관장 자문으로 현대 미술 부문을 총괄하며 <바우하우스 화가들> 전(1995), <사진예술 160년> 전(1997) 등을 기획했고,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1999), ‘미디어_시티 서울 2000’ 총감독(1999) 등을 맡았다. 저서로는 『Art Theories of Charles Blanc 1813-1882』(미국 UMI Research Press, 1984), 『미술사와 근현대』(성신여대출판부, 2003)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