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명화와 현대 미술 : 그림 속 상징과 테마, 그리고 예술가의 삶
저자: 파트릭 데 링크 , 존 톰슨
역자: 박누리
구분: 번역서
발행일: 2019년 09월 30일
정가: 18,000원
페이지: 408 p
ISBN: 978-89-6053-578-7
판형: 170×240
출판사: 마로니에북스

조토부터 앤디 워홀까지,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을 한 권으로 만나다!



『한 권으로 읽는 명화와 현대 미술』은 14세기부터 20세기 후반까지를 아우르는 200여 점의작품들을 탐구하여, 각각의 의미를 풀어낸다. 책의 내용은 크게 중세 시기의 고전 명화와 근현대 미술로 구성되어 있다.

눈에 익숙한 옛 거장들의 작품에는 숨겨진 상징, 테마, 모티프들이 존재한다. 무심코 보았던그림 속 식물, 동물, 음식, 거울과 같은 흔한 소재들이 바로 그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더는 같은 의미로 잘 사용되지 않을뿐더러, 거장들의 섬세한 묘사에 시선을 빼앗겨 이를 지나치기 쉽다. 1장 고전 명화에서는 이러한 숨은 상징들을 상세 이미지를 통해 낱낱이 파헤치며,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한층 높여준다. 또 특정한 문학 작품이나 신화, 성서의 일화를 소재로 한 그림인 경우, 그 전문(全文) 또는 발췌문을 인용하여 입체적으로 해설했다.

2장 근현대 미술에서는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 잭슨 폴록, 앤디 워홀 등 최고 인기를 누린화가들의 삶을 이야기하며 그들이 받은 교육이나 경험이 작품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말해준다. 더불어 소개된 작품들이 미술계에서 가지는 위치나, 대중들과 주류가 그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등을 보여준다. 지금과는 다르기도 한 작품에 대한 당시의 시선과 평가들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저자는 작품에 대한 어떠한 정의를 내리는 대신 그 의미를 생각하게끔 유도하고 있는데, 독자들이 나름의 의미를 형성해나가길 바라기 때문이다. 즉, 이 책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일 뿐, 결론을 내기 위한 도구는 아니다.


작품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한 권으로 읽는 명화와 현대 미술』은 여느 미술사 서적들과 달리 고전 명화와 현대 미술을 구분 지어 보여준다. 시대에 따라 그림을 제작한 이유, 내용, 의미 등이 변하므로, 작품을 감상할 때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1848년 이전에 제작된 그림들은 대부분 기독교나 고대 그리스 로마의 신화를 주제로 한다. 성경과 오비디우스의 『변신』, 그 밖의 다른 기독교 혹은 인문 고전 교육을 받은 동일한 대중을 상대로 그렸기 때문이다. 즉, ‘공통적인 텍스트’가 있는 그림인 셈이다. 이에 1장 고전 명화에서는 그림의 기반이 되는 문학 작품, 신화, 성서의 텍스트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1848년 이후 예술에 등장하는 공통적인 텍스트는 무엇일까? 바로 ‘텍스트의 부재’이다. 근현대 미술은 어떠한 텍스트 대신 색상, 색조, 형태 등의 시각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2장에서는 이러한 근현대 미술의 시각적 요소들을 위주로 작품을 바라보며, 감상자 혹은 독자들이 자신만의 텍스트를 만들어나가도록 유도한다.

이처럼 『한 권으로 읽는 명화와 현대 미술』은 독자와 예술가를 연결해주는 이상적인 다리 역할을 한다. 가볍게 그림을 감상하고 싶은 독자들부터 좀 더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싶은 독자들까지, 그림에 관심을 가진 모든 사람에게 단 한 권으로 충분한 미술책이 될 것이다.


책 속으로

방 안에서 볼 수 있는 몇몇 물건들은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이것들은 모두 마리아의 순결을 상징한다. 피렌체산 마졸리카 꽃병에 꽂아놓은 흰 백합과 손에 들고 있는 흰 수건도 같은 의미이다. 한편 멀리 구석에 걸려 있는 커다란 물 주전자는 구세주의 강림이 세상의 죄를 씻어줄 것을 뜻한다.
(로베르 캉팽, <수태고지(메로드 트립티크)>, 21p)

요한은 예수의 오른편에 고요히 앉아있지만, 성미 급한 베드로는 유다를 밀쳐내고 칼을 움켜잡고 있다. 몇 시간 후 베드로는 이 칼로 로마 병사의 귀를 베게 된다. 유다의 얼굴은 그늘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지만, 그 역시 놀란 것처럼 보인다. 소금을 엎은 행동과 당국으로부터 받은 은화가 들어있는 지갑을 움켜쥔 손이 그의 정체를 폭로하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최후의 만찬>, 62p)

이 괴상한 모양은 심하게 늘여 그린 해골이다. 이러한 기법을 왜상歪像, Anamorphosis이라고 한다. 극단적인 예각 각도에서 보아야만 원래의 형상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이미 여러 번 언급했듯이 해골은 인간이 언젠가 죽어서 흙으로 돌아갈 운명(메멘토 모리)임을 상징한다. 인간을 비롯하여 이 땅의 모든 만물은 덧없고 덧없다. 만약 해골이 제대로 보이는 각도에서 이 그림을 본다면, 해골을 제외한 다른 대상들은 일그러져 보이게 될 것이다.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죽음은 언제 어디에나 있지만, 우리가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그것을 깨닫게 된다면, 그때는 우리의 삶이 또한 비틀리고 흐릿한 모습으로 다가오게 된다.
(한스 홀바인, <장 드 댕트빌과 조르주 드 셀브(대사들)>, 100p)

다섯 명의 여인들이 제각기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나체를 드러내고 있고, 앞쪽으로는 과일 바구니가 보인다. 막상 구성을 체현한 방식은 단순화와는 거리가 멀고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아도 충격적이다. 스타카토, 지그재그, 아치형 곡선 등이 화면 전체를 차지하는 거친 리듬을 구성하고 있다. 모든 관점의 흔적들은 완전히 지워버렸고, 활활 타는 듯한 새하얀 붓질이 그림 속 색조의 일관성을 산산이 흐트러뜨리고 있다.
(파블로 피카소, <아비뇽의 여인들>, 246p)

어느 날 리히텐슈타인의 어린 아들이 미키마우스 만화영화를 보다가 “아빠는 그림 저만큼 잘 못 그리지?”하고 말하자, 여기에 응수하기 위해 <봐, 미키>가 태어났다는 일화가 있다. 정말인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리히텐슈타인은 한 번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가 초기 작풍을 버린 것은 갑작스럽고 급진적이었다.
(로이 리히텐슈타인, <타카, 타카>, 344p)

워홀은 여섯 살 때부터, 하룻밤이면 사라지는 할리우드의 수많은 명사의 이미지들, 특히 홍보용으로 뿌리는 영화계 스타들의 사진을 수집했다. 워홀은 여기에서 느낀 매력을 일생 버리지 못했다. 그의 고등학교 졸업 사진(1945)은 누가 보아도 이러한 사진을 흉내 낸 것이다. 1950년대에 찍은 사진들 역시 유명 인사들처럼 포즈를 취한 워홀을 보여준다.
(앤디 워홀, <위장 자화상>, 391p)





지은이 | 파트릭 데 링크
고전학자이자 번역가이며 미술관, 출판사, 신문과 라디오 프로그램의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고전 문학의 ABC』, 『그리스신화 다시 읽기』 등 10여 권의 저서가 있다.


지은이 | 존 톰슨
화가, 작가, 큐레이터로 활동했다. 런던 대학교 미대 학과장을 지냈으며, 미들섹스 대학교 명예 교수이다.


옮긴이|박누리
미국 브라운 대학교에서 미술사와 동아시아학, 공공정책학을 공부했다.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 『죽기 전에 꼭 마셔봐야 할 와인 1001』, 『죽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세계 역사 1001 Days』, 『세계 명화 속 숨은 그림 읽기』, 『세계 명화 속 현대 미술 읽기』 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저서로는 『꿈을 꾸다가 베아트리체를 만나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