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점이 빚어낸, 운명의 엇갈림

〈마담X〉가 1884년 파리 살롱에 전시되었을 때, 흘러내린 그녀의 어깨끈은 화가의 예상대로 대중의 관심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그들이 원하던 ‘명성’이 아닌 씻을 수 없는 ‘오명’이 되고 말았는데…….

‘마담X’는 어린 시절에 파리로 와서 ‘당대 최고의 여자’가 된, 뉴올리언스 크리올 출신의 비르지니 아멜리 아베뇨 고트로였으며, 당시 그녀의 나이는 겨우 스물다섯이었다. 이렇듯 젊고 아름다운 고트로를 숭배한 사전트는 왜 물의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그녀를 묘사한 것이었는가? 그리고 엄청난 스캔들을 유발한 그 그림의 배후에는, 자신이 소유할 수 없었던 여자를 갖기 위한 한 남자의 책략이 숨겨진 것이었는가?

당시 화가와 그의 모델은 둘 모두가 명성에 굶주려 있었지만, 〈마담X〉라는 걸작으로 인해 한 사람은 국제적인 명성을, 다른 한 사람은 평생 동안 대중의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다. 존 싱어 사전트의 〈마담X〉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초상화 중 하나이지만, 그림의 배후에 숨겨진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존 싱어 사전트와 마담X의 추락』에서는 이 그림과 관련한 베일에 싸인 이야기들을 언급하고 있으며, 고트로 부인과 리하르트 바그너, 헨리 제임스, 사라 베른하르트, 그리고 고트로의 악명 높은 연인이었던 사뮈엘 포지 박사에 이르는 쟁쟁한 인물들의 매혹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는 호기심에 이끌려 그 초상화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고, <마담X>가 19세기의 한 여자에 대한 예술적인 묘사 이상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그럼에도 멋진 검정색 드레스의 끈 하나가 어깨 아래로, 암시적으로 떨어지게 그녀를 그렸을 때 그는 자신의 모델에게 사로잡혀 있었던 게 분명하다. … 한 걸작 그림을 해부한 「strapless」는 사전트와 고트로를 불멸의 존재로 만든 그림에 대한, 놀라우며 생생한 드라마를 보여주고 있다. 걸작이 된 그림을 포함해 모든 그림들은 그것의 모델로부터 시작한다. 전설적인 ‘마담X’는 비르지니 아멜리 아베뇨이며, 그녀의 이야기는 그녀가 나중에 지배한 파리만큼이나 퇴폐적이고 화려한, 1차 세계대전 전의 화려함의 정점에 있던 뉴올리언스라는 무대에서 시작되었다. (p.8)

글쓴이
데보라 데이비스는 작가이자 영화사의 베테랑 이사이며, 워너 브라더, 콜롬비아 트라이스타, 디즈니, 미라맥스, 그리고 윌리엄 모리스 에이전시 같은 회사들에서 이야기 편집자 및 이야기 분석가로 일했다. 현재 뉴저지 주의 몽클레어에 살고 있다.

옮긴이
정영문은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했고 소설가이자 번역가로 『더없이 어렴풋한 일요일』, 『꿈』, 『달에 홀린 광대』 등의 소설을 냈고 『페르마타』, 『쇼샤』, 『발견 : 하늘에서 본 지구 366』, 『인간들이 모르는 개들의 삶』 등 다수의 책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