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빅토르 위고는 건축을 일컬어 “인류의 커다란 책”이라 비유했다. 이는 오랜 세월 인류가 만들어낸 걸작인 건축에 담긴 여러 의미를 함축적으로 드러낸 말이다. 멀게는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와 인도의 힌두 사원으로부터 중세 대성당을 지나 현대 도심의 마천루에 이르기까지, 건축은 당대의 사회적 현실을 반영함은 물론 인간의 삶과 철학, 문화를 포괄한다. 당대 한 세대가 염원했던 신념이나 미학적 추구를 비롯한 여러 가치가 ‘건축물’이라고 일컬어지는, 인간과 세계를 대표하는 상징물 속에 고스란히 표현된 것이다.

『세계 건축의 이해』는 세계 속 다양한 건축물의 모습을 찾아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전 인류가 만들어낸 멋진 걸작들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최근에 지어진 건축물에 대해 살펴보는 독자는 유명 건축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어떠한 신념과 지향점을 구현했는지를 찾아볼 수 있다. 반면 과거의 건축물에 대해 공부하는 독자는 해당 건축물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 과거의 인류가 어떠한 사고를 바탕에 두고 건축물을 디자인했는지 알 수 없다는 난점 때문에 읽기가 어려울 수 있다. 이것은 과거의 건축물을 이해하는 데 장애요소가 될 수 있지만, 이 책을 보는 독자들에게는 오히려 그 부분이 보는 이로 하여금 상상의 나래를 펼치도록 만들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이 책이 독자들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메시지임에 틀림없다.

[저자 소개] 마르코 부살리
마르코 부살리는 유럽의 유명한 건축사가 중 한 명이다. 런던 바르부르크 연구소에서 일한 뒤, 현재 로마 Accademia di Bella Arti에 재직 중이다.

[역자 소개] 우영선
서울시립대학교 건축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루이스 칸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산업대학교 등에서 건축 비평과 서양 건축사를 강의했으며 역서로는 『파울로 솔레리와 미래도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