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우리 조상들은 그들의 일상과 신념, 생활에 대한 의지를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갖고 있었다. 원시 시대에는 자신의 사냥감을 묘사한 벽화가 존재했으며 중세와 르네상스를 거친 천재 화가들의 작품 활동, 근현대를 거친 혁신적으로 미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동서양을 통틀어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욕구는 동일하게 표출되었으며, 수많은 작품들이 당시 사회와 문화, 역사와 맞물려 화려한 미술을 꽃피웠다.

미술은 때로 강력한 힘을 지닌 지배 세력의 이데올로기를 대변하는 도구로 쓰였으며, 반면 서민들의 애환과 삶의 향기를 담아내는 소박한 언어로 쓰일 때도 있었다. 미술가는 흡사 신의 계시를 받은 사람처럼 현학적인 영감을 받아 작품 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대중에게 비춰지기도 했다. 하지만 화가들 또한 우리와 함께 삶을 영위해온 사람이며, 그들이 사랑하던 사회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관찰한 이들이다. 세계 미술의 역사는 이러한 사람들이 남긴 고뇌와 영광의 발자취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전 역사를 아우르는 미술의 자취를 따라가면서 미술 속에 담긴 세계 역사의 궤적을 탐구할 수 있다. 앞으로 미술을 또다시 어떠한 형태를 띠면서 역사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게 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미술이 담아낸 과거의 흔적을 살펴보고 미술의 미래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과거와 현재를 통해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야말로 이 책이 독자에게 주는 가장 큰 즐거움이다.

[저자 소개]매리 홀링스워스
매리 홀링스워스는 잉글랜드에서 태어났으며, 맨체스터 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이스트앵글리아 대학교에서 미술사를 공부해 MA(미술 석사학위)와 Ph.D.(철학 박사학위)를 획득했다. 그녀는 주로 르네상스 시기 예술가들에 대한 후원을 전문적으로 연구했으며 ‘Institute of European studies’, ‘London Architectural Association’ 등 여러 학교에서 강의했다. 저작으로 『20세기의 건축』(1988),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에 대한 후원』(1994), 『16세기 이탈리아 미술에 대한 후원』(1996) 등 단행본과 르네상스 시기 피렌체에 대한 에세이 등이 있다.

[역자 소개] 제정인
제정인은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졸업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퍼펙트 레드』(공역, 근간), 『추기경의 모자』(근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