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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분류 : 문학/교양 / 비소설
김종학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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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저 자 김종학
ㆍ역 자
ㆍ구 분 국내서
ㆍ발행일 2012년 04월 30일
ㆍ정 가 23,000원
ㆍ페이지 252 페이지
ㆍISBN 978-89-6053-234-2
ㆍ판형 198 x 177
ㆍ출판사 마로니에북스

한국 현대미술계의 베스트셀러 작가 김종학이

사랑하는 딸에게 30년간 보낸 편지와 수채화



따뜻한 가족애를 되새기게 하는 ‘가정의 달’ 5월에 가장 어울릴 책 <김종학의 편지>가 출간된다. ‘설악의 화가’, ‘꽃의 화가’로 널리 알려진 베스트셀러 화가 김종학이 지난 30여 년간 자녀에게 쓴 편지를 책으로 엮었다. <김종학의 편지>는 긴 무명 시절을 견뎌낸 후 대중에게 사랑 받게 된 화가 김종학의 면모와 부모의 때이른 이혼으로 상처받은 자녀의 마음을 편지로나마 달래려 했던 아버지 김종학의 모습을 꾸밈없이 담아내고 있다.

한국 현대미술의 구상부문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구축한 김종학이지만 그의 40대는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무명화가이자 무능한 아버지일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벗어나려 화단과 가정을 도망치듯 떨치고 설악산에 자리잡았으나 그리 달라질 것도 없는 현실이 그를 절망하게 했다. 괴로움의 끝에서 차라리 죽으려 설악산을 헤매던 그를 살린 유일한 소망은 자식들에게 화가였던 아버지를 기억하게 할 ‘백 장의 좋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설악산에서 돌아와 아무도 없는 텅 빈 집에서 밤마다 별을 쳐다보고 달을 보고 설악산의 밤은 왜 그다지도 낮게 떠서 빛나고 있었던지… 하여간 열심히 밤하늘을 보며 백장의 좋은 그림을 그리고 죽자고 생각했다. 좋은 그림 백장도 못 남겨서 너희들이 커서 “너희 아빠는 화가였는데 그림도 몇 장 못 그린 시시한 인간이었구나.”라고 비난을 받으면 죽어서도 난 눈을 감지 못할 것 같았어. 백 장만이라도 그릴 때까지 살자며 입술을 깨물고 그림을 그린 것이 오늘의 나비, 꽃 그림들이 나오게 됐단다. 낮에는 그 넓은 벌판을 헤매며 열심히 꽃과 나비를 봤단다. 거기서 아빠는 대학을 졸업하고 이십 년 막혀 괴로워했던 그림의 방향도 전환점도 찾아냈다.

평안북도 신의주 출신의 김종학은 경기중·고교,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엘리트 코스를 거쳤지만, 그 이후 삶은 그가 예상하고 바래왔던 바와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화가로서 성공도 멀었지만, 10년을 갓 넘긴 결혼생활에도 위기가 찾아와 사회적으로 이혼을 쉽게 용납하지 않았던 1979년 ‘이혼남’이 되었다. 이후 막 십대에 들어선 딸은 미국으로 훌쩍 떠나버려 그나마도 자주 볼 수도 통화를 할 수도 없게 되었다. 이혼 즈음에 겨우 다섯 살이었던 아들과는 어떤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할 지 참 곤란하기도 했던 것 같다. 차마 바라보며 말할 기회가 없었던 차에 가난에 힘들었던 학창시절,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동료화가와의 우정, 전업작가의 평범한 하루 일과 등은 아이들에게 글로 전달되었다. 같은 시간과 공간을 나눌 수 없었던 가족은 편지를 통해 정을 나누었고 ‘아버지로서’ 혹은 ‘자식으로서’ 스스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김종학은 일찍 유학을 간 딸에게 편지 가득 당부와 염려의 말을 담아 보냈다. 일체의 꾸밈없이 투박하게 쓰여진 글은 손수 화선지에 곱게 그린 그림과 어우러져 딸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드러낸다. 미술학도로서 읽었으면 하는 책, 함께 가고 싶은 전람회를 나열하는 대목에서는 장성한 딸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설레임이 읽혀진다. 아버지와 딸은 설악산과 미국에서 비슷한 시기에 슬럼프를 겪으며 서로를 격려하고, 매일매일 숙제같이 수채화를 그리기로 다짐하며 같은 길을 걷는 동료로서의 연대를 단단히 하기도 한다. 그렇게 그림 그리는 재미에 푹 빠져서 새벽녘부터 작업하기를 즐기던 김종학이었지만 유명해지고 그림이 잘 팔려서 드디어 딸의 통장에 정기적으로 송금하며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게 되었을 때 ‘기쁘다’는 표현을 하길 주저하지 않았다.

김종학은 미술을 전공하려는 아들에게 ‘실기는 나한테 맡겨봐. 내가 가르친 학생이 서울대 미대에도 합격했어.’라며 호기롭게 나서지만, 실상 ‘아버지가 네게 해준 게 별로 없어 편지로나마 대화하고 싶다’는 마음을 토로한다. 같이 산 시간이 너무나 짧아 정이 없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면서도 답장이 없으면 금세 서운해지는 마음은 이 시대 보통 아버지의 모습과 꼭 닮아 있다.

<김종학의 편지>는 원로작가의 민낯을 거침없이 내보인다. 김종학은 때로 당황스러울 만큼 솔직한 언어로 ‘잘 나가는’ 작가의 답답함을 말한다. 화랑의 독촉전화와 이미 약속된 전람회에 둘러싸인 자신이 ‘적국에게 잡힌 포로’ 같다며 무명 시절을 그리워하지만, ‘무명화가라도 아빠를 사랑해요’라고 쓴 딸의 편지에 감동하여 눈물을 쏟기도 한다. 새로운 작품세계를 개척하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 김종학은 자신이 싫든 좋든 ‘야생화 화가’로 알려지는 바람에 인물화 그림은 찾는 이가 없다며 인물화를 매력적으로 그릴 연구를 해 보아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한다.

긴 시간을 떨어져 지낸 자녀에게 김종학이 편지를 통해 바랬던 건 부모와 자식간의 진정성 있는 소통과 아버지로서 인정받는 것이었다. 자칫 자녀들이 잊고 있을 아버지로서 자신의 자리를 편지를 통해 차츰 넓혀가려고 시도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한 정성으로 김종학 화백은 장성한 자녀들과 평범한 가족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종학의 편지>는 그가 자녀들에게 보낸 250여통의 편지가 편지지에 그려진 수채화, 김종학의 미발표 드로잉 및 그의 대표작 90여점와 함께 엮어져 스토리의 감동이 그림의 감성으로 배가되도록 편집되었다. 이와 함께 사간동 갤러리 현대 본관에서 책에 소개된 편지와 드로잉, 수채화 원본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된다(2010.5.1~2010.5.27).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주제와 감정들이 넘나들고, 한번쯤은 인생의 멘토로서 아버지에게 들어보고 싶은 이야기가 가득한 <김종학의 편지>는 5월을 맞이하여 가족애에 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 김종학 |

김종학(1937~) 화백은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 미술대와 미국 뉴욕 프랫대에서 수학했다. 해방 후 우리나라에 현대미술의 도입과 정착이 이루어지던 시기, 김종학은 화단의 추상회화 열풍 속에서 나와 설악산에 칩거하며 삼십년 동안 묵묵히 구상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화려한 색감과 거침없는 표현력으로 한국의 자연을 묘사한 설악산의 화가 김종학은 한국 현대미술계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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